초보 개발 리드의 1 on 1



초보 리드인 제가 1 on 1 을 진행하다 보니, 이 프로세스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싶어졌습니다. 각가지 리더십을 다루는 책에서 글로만 접해보았지, 엔지니어를 위한 정확한 가이드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피부로 느끼면서 이것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이렇게 강렬하게 갈증 난적이 없었기에, 각종 아티클, 영상등을 보며 공부해보고 다른 “Tech Giants” 들은 어떻게 하는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과학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기술을 다루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루기 때문에 “A = B” 같은 칼로 자른듯한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더 좋은 조직관리를 위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필요하다고 느끼는 지식은 스폰지 처럼 빠르게 흡수하는 인간이지만, 저와 같은 궁금증이 있으실 앞으로의 미래의 테크 리더들을 위해 작은 이정표를 남깁니다.


지금 우리 1 on 1 에 무슨 문제가..?

1 on 1  미팅은 매우 중요합니다.. 업무적으로 팀원을 케어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외 인간적인 측면으로도 팀원을 케어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1 on 1 미팅에서 나온 자료는 해당 인원의 승진과 연봉협상을 위한 근간이 됩니다.

정기적인 1 on 1 미팅의 가장 큰 목적들은 매니저와 해당 팀원 간의 신뢰를 쌓고 모두의 상호협력적인 관계 형성하며, 팀원의 퍼포먼스를 저해하는 요소를 찾아 내기 위한 일종이 딥케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장 문제는 팀원에 대한 극소량의 정보만을 가지고 리더들은 이런 1 on 1 미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지게 됩니다. 그럼, 1 on 1을 하는 매 2주마다 그 팀원과 매우 지루하고 뻘쭘한 30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엄청난 낭비 입니다.



좋은 1 on 1

“좋은 1 on 1”의 핵심은 면담이나 상담이 아닌 그냥 “두 사람의 대화”라는 것 입니다. 하지만 “그냥 일반적인 대화”는 아닙니다. 마치 발표자가 컨퍼런스 등에서 발표를 할때 미리 정해놓은 순서가 있는 것 처럼, 무엇에 대해 이야기 할지 먼저 정해두어 잘 짜여진듯한 느낌, 그러나 그 컨퍼런스 뒤에는 자유로운 토론시간이 있듯 캐주얼하고 자연스러운 그런 대화라는 것이 핵심 입니다.

모든 1 on 1 같은 질문을 사용하시나요? 모든 1 on 1 은 다릅니다.  추가로 사람은 모두 다르고 매우 복잡합니다. 사람이 모두가 같다고 해도 1 on 1 미팅은 매번 달라야 합니다. 각각 모두의 커리어와, 각 팀원들과 매니저의 관계의 위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하고 있는 일도 달라서, 지금 팀원들마다 머릿속에 있는 가장 중요한 일들의 우선순위가 다 다를거에요. 그 머릿속에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끄집어 내는게 우리가 할일이 되겠지요. 

여기에 추가로, 지난번에 했던 1 on 1 주제에 대한 팔로업을 할수도 있습니다. 추가로 업데이트 된 상황은 없는지 물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업무적일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새로 만나기 시작한 이성친구와는 잘 지내는지, 입원하신 가족은 퇴원을 하셨는지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업데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죠. 

최근에, 회사 대표이사가 새로 발표한 사내 복무 규정을 같이 비판(물론 칭찬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런일이 있을까요?)할 수도 있고, 승진과 성과급, 연봉협상(매드업은 논의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Pep Talks 도 가능합니다. Pep Talks는 우리나라 말로는 으쌰으쌰 하는 그런 희망회로 돌리는 이야기 입니다. 팀원과 매니저의 관계도 있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는 동료가 먼저니까요.


줄 곧 이야기 하고 있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두 사람의 대화 입니다. 처음하는 1 on 1 이라면 “주말엔 뭐해요?” 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라는 질문을 애매하게 하면,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1 on 1 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팀원을 위한 시간이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의 특성(?) 인 것 같긴 한데, 본인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먼저 말해주세요. 그럼 팀원은 본인이 이루고 싶은 점을 내 대답의 포멧대로 이야기 해줄거에요.


하지말아야 할 것

비교적 캐주얼한 미팅이라, 하지말아야 한다기 보다 지양해야 하는 점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 상황이나 현황 업데이트용 미팅으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 예) 그저께 당신이 준 질문에 대한 대한 답변을 하겠습니다.(X)
  • 이런 말을 하면 안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말로 회의 시간을 채우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1 on 1 미팅은 우리가 모두 같은 페이지 위에서 같은 understanding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 항상 팀원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되려 하지마세요. 속마음을 털어 놓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 인지, 나의 액션이 필요한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 자체도 버거운데, 팀원들이 하나 둘씩 지쳐갈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소위 “Venting Session”을 같는 것도 좋습니다. 듣기만 해주는 것이지요.
    • 대부분의 테크 회사들은 1주에 한번씩 1 on 1 을 하게 되는데, 이런 시간을 몇번 갖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들어주기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상위 매니저와 함께 논의해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 판단이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 하지만, 역시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라면, 어쩌다 하루는 상담사가 되어주어도 나쁘지 않겠지요?
  • 당신의 맨탈이 튼튼해야 당신의 1 on 1 이 튼튼합니다. 연속되는 1 on 1 은 엄청난 피로를 야기하고, 뒤로 갈 수록 미팅의 퀄리티 저하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정신적으로 무장된 상태라면, 또는 이미 수년간 단련된 리더라면 괜찮지만, 글 제목이 For Novice Tech Leaders 인 것처럼 초보 리더들을 위한 글이므로, 백투백 미팅을 지양해 주세요.
  •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하려고 하지마세요.
    • 상대도 시간은 30분 밖에 없고, 다음주에도 또 만날 겁니다. 오늘 무엇을 이야기 할지 생각하고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하려고 하지마세요. 
  • 가능하면 취소하지 마시고, 스캐줄 변경하는 것 역시 지양하세요.
    • 1 on 1 미팅은 업무 만큼 중요합니다. 모두에게 그런 인식을 주어야 합니다.
    • 할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가 이 날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 깊은 신뢰관계가 형성되기 전이라면 더더욱, 아프거나, 휴가를 갔더나, 서버가 죽은 것이 아니면, 취소하거나 스캐줄을 변경하지 마세요.
  • 노트북을 앞에두고 하지마세요.
    • 트위터 직원들이 이야기 하는 좋지 않은 1:1s 경험에 포함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매니저가 바로 노트북에 상담내용을 치는 것 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적을 필요가 있기 전까지는 랩탑을 닫아두세요!
    • 시작부터 노트북을 바로 앞에 두고 이야기면 아래 같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 미팅 내내 아이컨텍트가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 처음부터 물리적 장애물이 생깁니다.
      • 조사받는 기분이 듭니다(Being investigated)
      • 자연스러운 대화형식의 미팅이 이루어 지지 않고 포멀하게 흘러갑니다.
  • 그럼 어떻게 할까요?
    • 가능한 기억하고, 작성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간단히 노트북을 열어서 키워드만 작성하세요.
    • 또는 허락을 받고 녹음을 하세요.
  • 재택근무를 하며 바뀐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작성중인 화면을 공유하지는 마세요. 공유하면 사전에 준비된 어젠다 이외의 것을을 이야기 하기 어려워집니다.



신뢰 쌓기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30분이 매우 뻘쭘하죠. 비교적 더 뻘쭘한 팀원이 있나요? 그것은 신뢰가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Rapport / Truse, 라포와 신뢰를 형성하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절대적인 시간도 필요하지만 만나는 횟수도 많아야 하죠.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는 거에요 . 팀원도 편해져야 합니다. 팀원이 편해져야 리더도 편해지고, 팀원이 안전하다고 느껴야, 리더도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처음 들어오는 사람과 강제로 친해지려고 한다 해서 신뢰가 쌓이지는 않습니다. 당신을 보여주세요. 그것이 가장 빨리 신뢰를 쌓는 길입니다.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는거지?” 라고 팀원은 생각할 겁니다. 신뢰를 제대로 쌓지 못하면요. 더 심해지면, “나한테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아닐 것 이라고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지 않나요?

하지만, 어쩔수 없이 어느정도 신뢰를 쌓는데까지 대화는 어색하고, 공기는 차가울 것 입니다.



어색함

우리는 사람입니다. 나도 내 팀원도, 내 매니저도 모두 사람입니다. 백그라운드로 사람을 구분하고 싶지는 않지만, 특히 엔지니어링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훨씬 많이 이런 어색함이 보이는 것은 이미 현업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할 말을 잔뜩 만들어 가면 질문수가 많아지고 정작 깊은 이야기는 못하고 얇고 넓은 이야기만 하다가 끝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매니저가 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팀원의 협조 역시 필요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잘 하는 엔지니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질문만 하지 마시고 협조를 구해보세요! “진짜 알고 싶어요. 그 이야기 듣고 싶어요. 조금만 들려주세요” 라고 말해 볼 수 있습니다. 상대가 협조를 하게 하려면 우리는 준비를 해야 하겠지요?



준비하기 

1 on 1을 하는 회사도 있고 하지 않는 회사도 있습니다. 주별로 하는 곳도 있고 월별로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상위 매니저가 “지금부터 1:1을 매주 하세요” 라고 말하면, 그냥 일주일에 한번씩 이야기만 하면 되겠구나… 생각하는 매니저들도 있습니다. 다른 회의 만큼 준비할 것이 많지는 않지만, 준비없이 들어가면 당신과 당신 팀원의 30분은 허공으로 증발할 것입니다. 아래는 Julia Evans 가 트위터에 올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료 입니다.


Julia Evans @b0rk from Twitter 


몇 가지만 준비해가세요. 몇가지만요.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토론과 토의의 시간으로 채우면 됩니다.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하면 또 그 대답에 대한 질문을 하는 방법으로요. 이런 질문들은 준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연스럽게 나올테니까요.



신뢰 후 의견 그리고 Ownership

이제 신회가 쌓였다고 생각하시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구하세요. 

  • 당신의 업무
  • 팀의 업무
  • 회사의 업무
  • 자신의 목표
  • 팀의 목표
  • 숏텀 목표
  • 롱텀 목표
  • 매니저에게 부족한 점
  • 회사에게 부족한 점
  • 팀원에게 부족한 점

등등 모든 것에 대한 의견을 구하실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했던 두 명의 친구가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것 처럼요. 그렇게 목표, 현재 상황, Needs 를 파악하여 지속적으로 트랙킹하고 리뷰하여 함께 상의하고 함께 해결하고 함께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나면, 1 on 1 회의의 Ownership 을 넘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실제로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뢰가 견고하게 잘 쌓이고, 의견도 스스럼 없이 주고 받을때 쯤  1 on 1 미팅의 주제를 팀원이 정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이 시간은 엄밀히 말해 팀원을 위한 시간이므로, 주제를 선정하고 본인이 말하고 조언을 구하는 자리 등으로 만드는 것 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 역시 모두 1:1을 진행하시는 매니저 이기도 하지만, 팀원이기도 하니까요. 신뢰가 쌓였다고 생각하시면 한번 시도해 볼만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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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Lead Python 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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